[기획-시카고 한인회 창립 50주년 (상)] 7명이 교회에 모여 자발적 설립…50년간 한인사회 중추적 역할
올해는 시카고 한인회가 태동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소수의 한인들이 모여 만든 한인회가 이제 중서부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대표 단체로 자리 잡았다. 한인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2일에는 기념식과 포럼, 디너쇼 등이 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인사회의 발전과 궤를 함께 한 한인회 역사를 3회에 걸쳐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시카고 한인회는 지난 1962년 11월 2일 모두 7명이 발기인으로 모여 설립됐다. 발기인은 김태범, 손원태, 심기영, 이선배, 정보라, 최종문, 하문덕 씨였다. 한인회는 발족 당시 채택한 정관에서 ‘한인동포의 친목과 인권보호를 위한 한인사회 대표 기관’을 표방했다. 한인회가 처음 설립됐을 때 한인사회는 유학생을 중심으로 소규모 그룹만이 구성되어 있을 뿐이었다. 이에 앞서 1918년에는 시카고 한인학생회가 조직됐었다. 시카고 한인회는 1대 정보라 회장부터 11대 김용두 회장까지는 임기가 1년이었다. 그러다가 12대 김희배 회장부터 임기가 2년으로 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인회가 태동했던 1960년대는 개정 이민법의 발효로 독일 광부와 간호사들이 대거 시카고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시카고도 이에 맞춰 본격적으로 한인사회가 성장할 수 있었다.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한인회는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 교회와 함께 이민사회 정착에 큰 기여를 했다.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사회복지단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한인회의 활동상이 지금보다 넓었다. 한인회 중심으로 체육대회도 열었고 연예인 초청 위로공연도 마련했다. 결집력도 컸다. 매년 송년파티를 하면 다운타운 유명호텔을 빌렸고 수천명이 참석했다고 전해진다. 1980년대에는 자체 건물을 구입하게 된다. 제 25대 한인회사에 따르면 링컨길에 위치한 한인회관은 1981년 8월 15일 심기영 전 회장이 모금한 17만달러를 바탕으로 15대 김창범 회장 당시 13만3천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미국 한인회 중에서 자체 건물을 소유한 것은 시카고 한인회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여러 차례 법정 소송으로 비화되기도 했고 27대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된 소송은 아직까지 마무리 되지 못했다. 동포들의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